<앵커 멘트>
요즘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수상한 전화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피해자 집으로 직접 돈을 찾으러 가거나 우편물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파트에서 배낭을 메고 나오는 이 남성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입니다.
"통장 명의가 도용됐으니 집에 돈을 모두 보관해 놓으면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집에서 현금 3천만 원을 몽땅 챙겨 나왔습니다.
<녹취> 피해자 가족 : "돈을 다 안 뽑으면, 잘못하면 누가 인출해 갈 수 있으니까 현금을 찾아 놔라, (어디) 맡겨 놓지 말고 숨겨 놔라..."
이렇게 사기범이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 버젓이 현금을 훔쳐오는 범죄는 올해 초만 해도 한 건도 없었지만 지난달에는 36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김용실(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팀장) : "대포통장을 활용하기가 상당히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인출 창구 자체를 차단하다 보니까 현금 수취형으로 진화하는 추세입니다."
수상한 전화를 경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전화 대신 새로운 수법을 쓰는 사기도 늘고 있습니다.
사건에 연루됐다며 위조한 검찰 소환장을 우편으로 보내고, 가짜 콜센터 번호로 전화를 유도해 돈을 빼내는 게 대표적입니다.
<녹취>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내용(피해자/음성변조) : "전화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거든요? (전화 저희 쪽으로 주세요. 그러면. 아니면 공문 보내 드릴까요?)"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고전적인 수법은 여전합니다.
수사 기관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까지 사칭 기관도 2012년 이후 10곳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