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은 K리그 심판들의 부정판정 의심사례 백태

입력 2015.12.03 (16:52)

프로축구 경남 FC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K리그 심판들은 다양한 형태로 경남 FC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주로 경남 FC 선수가 반칙으로 충분히 판정할만한 행동을 코앞에서 해도 휘슬을 불지 않은 반면 상대 팀 선수의 애매한 행동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반칙을 선언했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경남 FC와 맞붙은 상대 팀 선수에게 구두 경고를 남발해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축시키기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부산지검 외사부는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심판들이 경남 FC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 것으로 의심되는 경기 영상 13건을 3일 소개했다.

기소된 심판 4명은 경남 FC의 19경기에서 부정판정으로 의심되는 행동들을 했고 구단 측으로부터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씩을 받아 챙겼다.

2013년 10월 26일 경남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전반전.

경남 공격수가 제주 문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다가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넘어졌다.

이 공격수는 상대 수비수 발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해당 심판은 경남 FC로부터 2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10월 5일 경남 FC과 강원 FC와의 경기.

전반 34분께 경남 선수가 강원 선수에게 다리를 높게 들면서 깊은 태클을 했다.

경고나 퇴장 처분이 내려질 만한 행동이었지만 주심은 바로 앞에서 보고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

지난해 3월 22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 전반 9분께 경남 선수가 팔꿈치로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가격했지만 심판은 반칙으로 선언하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3일 광주 FC와의 경기에서도 경남 선수가 상대 선수를 뒤에서 손으로 밀어 넘어뜨렸는데도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2013년 9월 7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는 전남 선수가 반칙으로 볼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심판이 반칙으로 선언하면서 직접 프리킥까지 줬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런 판정이 있던 경기 전날이나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어김없이 수백만원씩의 뒷돈이 심판들에게 건네졌다.

K리그 1부 리그에는 12명의 주심요원이 있다. 이번에 금품비리로 4명이 기소됐으니 3분의 1이 금품비리에 휘말린 셈이다.

심판 배정은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장의 경우 당일 심판 본인에게 통보되고 먼 경기장은 전날 통보되는데 심판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선수시절 선후배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특정 경기에 어떤 심판이 배정됐는지 구단 측에 쉽게 알려져 금품비리가 가능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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