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해양 오염사고를 처리하는 해양 환경 관리공단이, 방제선 운용을 제멋대로 해오다 감사원에 지적을 받았습니다.
바다에 기름이 유출됐는데도 방제는 내버려 두고 돈벌이에 나서는가 하면, 제 구실을 못하는 방제선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호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선박 충돌사고로 기름이 유출되면서 부산 앞바다 20km를 뒤덮었습니다.
유출된 기름은 350톤, 민간 선박까지 포함해 8일 동안 하루 최대 104척이 방제작업에 총동원됐습니다.
그런데 방제를 책임진 해양환경관리공단의 가장 큰 방제선은 불과 16시간만 작업에 투입됐고, 이보다 3배나 많은 55시간은 항구에서 다른 선박을 예인하며 돈벌이를 했습니다.
기름띠가 급속히 퍼지는데도 본업인 방제보다 돈벌이에 매달린 겁니다.
주요 해양사고 9건에 대해 감사원이 분석한 결과 방제선이 방제에 투입된 시간은 고작 35%, 나머지 65%는 선박을 예인하면서 돈을 버는 데 투입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연간 3백억 원 가량의 선박 예인 수입을 거둬 왔습니다.
<녹취> 김상문(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 과장) : "본연의 업무인 방제 업무보다는 수익 사업인 예선 업무로 방제선을 운영하고 있어서 해양오염사고 시 적기에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뿐 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부산 사고 당시 울산에서 방제선 2척이 급파됐지만 기름 저장용량이 2킬로리터에 불과해 실제 방제작업에는 투입조차 못됐습니다.
공단이 보유한 예인 겸용 방제선 28척 가운데 8척이 이처럼 무늬만 방제선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