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없는 국감장, 공무원만 북적

입력 2002.09.29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요즘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국감에 나선 국회의원들이 아예 자리를 비우거나 같은 질문만 되풀이하고 답변은 듣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해서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정감사가 한창인 국회의 한 상임위원회입니다.
그러나 국감에 참여한 의원은 5명뿐입니다.
21명의 상임위 소속 의원 가운데 16명이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의원도 자기 질문을 끝내고 국감장을 나갑니다.
⊙기자: 약속 있어서 나가시나요?
⊙국회의원: 아, 내가 누구를 좀 오라고 했어요.
⊙기자: 다른 상임위원회 국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위원회 소속 위원 17명 가운데 13명이 자리를 비웠습니다.
⊙국회의원: 방에 가서 연구합니다.
⊙기자: 의원님은 지금 나가시고요?
⊙국회의원: 예, 금방 돌아옵니다.
⊙기자: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17개 상임위 소속 의원의 70% 이상이 항상 자리를 비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의원들의 국감 질문 내용을 듣지 않은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상임위에서 이미 문의된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기도 합니다.
⊙국회의원: 홈페이지가 개발된 지 5년이 지났는데 기본 틀은 변화가 없어요.
⊙국회의원: 홈페이지의 기본 짜임새는 전혀 손을 안 댔어요.
⊙기자: 더 큰 문제는 피감기관의 공무원들이 답변을 하려 해도 정작 질문한 국회의원들이 자리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상임위원장: 자리에 없는 의원에게는 서면답변 하세요.
⊙공무원: 서면으로 답하겠습니다.
⊙기자: 이 때문에 국감장 밖에서 하루 종일 답변을 준비해 온 100여 명 이상의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공무원: 답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리가 비면... 사람이면 똑같은 감정 느끼죠.
⊙기자: 국정감사는 다음 달 5일까지 계속됩니다.
KBS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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