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연 36조원 손실

입력 2002.10.09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한 해에 36조원을 넘어서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인이나 국가 모두 조기에 질병을 찾아내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시급합니다.
집중취재, 정영훈, 한기봉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운동을 하다 무릎 인대를 다친 회사원 이승훈 씨는 두 달 동안 병가를 내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 씨는 300만원이 넘는 병원비도 병원비이지만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승훈(경기도 오산시 부산동): 수술비가 좀, 셀러리맨들이 감당하기에 벅찬 액수이고 그 다음에 제가 일하는 것을 계속 하지 못하는 게 많이 아쉽네요.
⊙기자: 이처럼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진료비와 소득손실액을 포함해 해마다 36조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규모의 경제적 손실은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7.6%에 해당됩니다.
연령별로는 40대의 손실이 가장 커 7조 1000억원을 넘었고 30대 5조 8000억원, 50대 5조 5000억원 순이었습니다.
또 나이가 많아질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의 진료비가 더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윤호(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관절염 같은 그런 만성 신체 장애도 많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여성들의 의료비가 더 증가하게 됩니다.
⊙기자: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에서 50대까지의 경우 진료를 받느라 일을 못 해 생긴 소득 손실액만 1조 6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정용호(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30대와 50대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개인 및 가정의 불행뿐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도 생산성에 있어서 커다란 손실을 입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의료비는 해마다 15%씩 늘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의료비 지출을 줄이려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뉴스 정영훈입니다.
⊙기자: 올해 37살의 표광국 씨는 지난 8월 위암 증세를 발견해 일주일 전 수술을 받았습니다.
평소 감기 한 번 앓아본 적 없을 정도로 건강을 자신했던 표 씨는 암에 대한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표광국(위암 환자): 여지껏 제가 수술받기 전까지는 병원에 가서 종합진찰이라든지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갑자기 위장관 출혈 때문에...
⊙기자: 암 검진 대상자 460만여 명 가운데 위암 검진율은 11%, 간암 9%, 폐암 7% 등 평균 검진율이 10% 수준입니다.
검진율이 낮은 것은 암의 심각성을 알리는 홍보 부족과 비용의 반을 본인이 내야하는 부담 때문입니다.
암과 함께 사회를 병들게 하는 성인병 환자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담당기관인 일선 보건소는 관내 고혈압이나 당뇨병, 뇌졸중 등 성인병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보건소 직원: 보건복지부는 전주민 대상으로 (성인병 실태) 파악하라지만 인원이 모자라 불가능하죠.
⊙기자: 올해 4조 4000억원의 보건복지예산 가운데 질병예방을 위한 의료사업에는 1.6%인 1200억원 정도만 투입되고 있습니다.
⊙맹광호(가톨릭의대 교수): 의료비를 줄이는 방법은 이런 고의료비가 드는 질병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기자: 정부가 적극 나서서 예방의료체계를 구축해야만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KBS뉴스 한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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