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성격개조

입력 1994.02.11 (21:00)

이윤성 앵커 :

방금, 안세득 기자는 충동범죄 때문에, 기본적인 사회질서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충동심리 둥을, 약물둥으로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뇌조직 뇌기능 조절연구가 최근, 미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성격도 주문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간의 천성은, 천성대로 그대로 둬야한다는 반대의견입니다.

이광출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광출 기자 :

지난해 3월, 프랑스 월드컵 육상대희의 벤존슨. 그는 이 대회를 끝으로 영원히 선수생활을 못하게 됐습니다. 수줍음을 없애주고, 공격적으로 만드는 스테로이드라는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부의 한 시골마을 댄스홀. 이곳에서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만으로 청년들이 총기를 난사해서, 10여명의 청소년이 사망했습니다. 충동심리 때문입니다.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는 뇌지도를 만들고, 이 뇌지도를 통해서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을, 알맞게 인공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인간의 감정을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성격주문시대에 접어든 것입니다. 사람들을 마구 헤치거나, 물건만 보면 훔치고 싶은 충동은, 뇌에있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의 부족과 노르에피네프린 이라는 물질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같은 물질의 많고 적음을 인공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가망없는 인간도 쓸모있는 사회인으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은 천성적으로 성격을 타고나는 것인데, 그것을 함부로 바꿔서, 그 사람의 그 성격에 맞는 재능을 싹부터 잘라버릴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에대해서 뇌 연구자들은, 못생긴 사람이 갖는 열등감을 성형수술로 고치는 것과, 성격이 못된 사람을 화학물질로 치료하는 것과 다를게 뭐 있느냐는 반론을 펴고 있습니다. 논란속에서도 연구는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세기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광출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