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국쌀 인기

입력 1994.03.16 (21:00)

일본에서 지난해 흉작으로 때 아닌 쌀 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여행객들이 한국에서 휴대품으로 쌀을 구입해가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정부가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냄새가 나는 태국산 등의 외국쌀을 일본쌀과 섞어서 끼워 팔기를 시작하자,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은 우리나라 쌀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와 부산에서 이일화. 최석태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이일화 기자 :

우리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일본사람들이 한국산 쌀을 휴대품으로 들여오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부산을 떠난 훼리호의 귀항지인 시모노세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시모노세키 항을 통해 휴대품으로 반입된 한국쌀이 만8천kg에 이르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이곳을 통한 여 행객들의 한국쌀 반입량이 하루평균 백kg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하루에 5천kg을 넘는 날도 많다는 세관당국의 설명입니다.


하나오카 방역소 관리관 :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두 명이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바쁩니다.


이일화 기자 :

여행객들은 특히, 이천쌀 등, 고급쌀 10kg들이를 다섯 부대씩이나 갖고 들어오는 사례도 많습니다. 한국산 쌀을 휴대품으로 갖고 일본에 입국하는 여행 객 중에는 일본의 친척집을 방문하는 한국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일본쌀과 같이 맛이 좋은 한국 쌀 반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일화 입니다.


최석태 기자 :

오후 6시. 부산과 시모노세키 사이의 구간훼리가 떠나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날입니다. 일본으로 떠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이들의 휴대품에는 여행객들의 짐으로 보기 어려운 쌀이 많습니다. 여행객들 중에는 한사람이 10kg짜리 다섯부대를 휴대품으로 가져가는 등, 이들의 나들이가 여행보다는 오히려 쌀을 가져가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장영희 (재일동포 북큐슈 거주) :

지금 일본이, 굉장히 흉작이거든요, 그래가지고 쌀의 파동이 심하고, 쌀 사기가 어렵고, 부산에 다니러 나온 길에 쌀을 사가고 있는데, 100kg정도 사가고 있어요.


최석태 기자 :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일본의 쌀농사가 사상최대의 흉작으로 쌀공급이 부족한데다, 고급 쌀을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진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2주전만 하더라도 부산국제여객부두를 통해서, 일본으로 휴대 반출된 쌀은, 하루 평균 한가마 정도 에 불과했으나, 요즘은 하루에 최고 30가마 이상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석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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