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새해 예산안 흑자 예산 편성"

입력 1994.08.23 (21:00)

이규원 앵커 :

김영삼 대통령은 새해 예산안의 흑자 편성 방침이 당정협의와 국회심의과정에서 지켜지도록 하라고 경제 부총리와 예산 실장에게 지시했습니다. 김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민자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균형 예산 편성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남북 관계의 급격한 변화가능성을 대비 한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보도에 김진석 기자입니다.


김진석 기자 :

정부는 새해 예산안을 흑자 예산으로 편성하고 있습니다. 즉, 세금으로 걷히는 돈을 다 쓰지 않고 남겨서, 나라 빚을 갚는데 쓰겠다는 것입니다. 경기가 과열 기미를 보이고 물가 불안 요인이 누적되고 있는데, 정부부터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서 민자당은 균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사회 간접자본 투자 같은 시급한 사안만해도, 걷히는 돈을 다 써도 부족할 지경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내년의 지방자치 선거, 후년의 총선 등도 염두에 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서 대통령이 오늘, 흑자 예산으로 밀고 나갈 것을 지시했습니다. 대통령은 경제 부총리와 예산 실장의 보고를 받고 흑자 예산 편성은 매우 잘 한 일인 만큼,당정협의와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자당의 정치 논리보다는 정부의 경제 논리에 손을 들어 준 것입니다. 거기다 대통령이 최근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올 경우에 대한 준비도 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해 온 것도 곱씹어 볼만 합니다. 북한의 급격한 상황 변화에 대비해서, 쓸 돈을 미리 비축해 두어야 한다는 원려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은, 남북관계 전문 인력 양상을 위한 예산을 최대한 지원하라는 구체적 지시도 했습니다.

정부가 새해 예산안에서 남기려고 하는 돈의 규모는 7천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통일을 위해 말뿐이 아닌, 돈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사실이 실감되기 시작합니다.

청와대에서 KBS 뉴스, 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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