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1994.12.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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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면서 누구보다 감회가 깊은 사람이 있습니다. 43년 만에 조국을 찾은 전 포병 소위 조창호 씨입니다. 이미 죽은 그가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의 드라마 같은 조창호 씨의 탈출성공 뒤에는 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이춘호 기자가 그 분을 만나봤습니다.
이춘호 기자 :
43년 만에 자유를 되찾은 조창호 씨. 그 필사의 탈출이 있기까지는 한 시민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대학의 평범한 직원이었던 최성규 씨가 조창호 씨의 사연을 처음 안 것은 지난92년 여름, 중국에서 날아온 한통의 편지가 인연이 됐습니다. 한때 같은 재단 학교에서 교사를 했던 누나 조창숙씨를 찾는 내용이었습니다.
최성규씨(경기도 성남시 분당) :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제가 관심 있게 그 편지를 이왕 버리는. 버리려면 한번 내용이나 살펴보자고 한번 제가 개봉을 해서 그 편지를 읽어봤습니다.
이춘호 기자 :
자기 일처럼 파출소 동사무소를 찾아다니는 끈질긴 노력 끝에 최 씨는 동생이 전사한 것으로만 여긴 누나 창숙 씨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선사했습니다.
“남편 되는 분이 돌아가셔가지고 초상을 치르고 막 집에 들어오는 순간에 제가 전화를 드린 겁니다. 그래서 나중에 말씀을 너무 기묘한 인연이고.”
그러나 조창호 씨의 가족들이 조 씨의 소식을 접하고도 조 씨를 만나기까지는 2년이라는 세월이 더 필요했고 그동안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조창숙(조창호 씨 누나) :
..북한인으로 어떻게 내려오느냐고 그랬더니 그 사람이 자꾸자꾸 생각을 하면서 압록 강변에 데리고 나올 테니까 멀리서 강 건너서 보겠느냐고 그래요.
조창호씨 :
(북한)세관에 걸릴까봐 편지를 팬티에 숨겼습니다.
이춘호 기자 :
탈출한 뒤에서야 생명의 은인을 알게 된 조창호씨. 자신의 운명을 바꿔준 최 씨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KBS 뉴스, 이춘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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