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으로 사라진 명문가의 꿈

입력 1995.03.30 (21:00)

이윤성 앵커 :

오늘 구속된 정애리시씨는 박성섭 회장 일가를 유럽의 명문가문처럼 일으켜 세우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은 무리한 욕심을 불러 일으켰고 끝내는 그 꿈으로 일가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용태영 기자 :

서울의 명문여대를 나와서 조선대 이사장을 거치면서 정애리시씨는 가문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고려시멘트를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덕산그룹의 대모로도 불리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당당하고 치밀했으며 해박한 지식을 보였다는 것이 수사검사의 말입니다. 자신의 집안을 유럽의 합스브르크 명문가문처럼 일으키고 싶었다는 것이 정씨의 꿈이었습니다. 5명의 며느리 모두 서울의 명문대학을 나왔고, 적어도 대학에서 과수석은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현명한 어머니였을지라도 아들의 무리한 야망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지구보다도 아들을 더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니까...그것밖에 없어요...”


결국 정씨의 가업이었던 고려시멘트도 함께 부도가 났고 꿈도 무너졌습니다. 이번 구속은 지난 89년 조선대 비리로 구속된데 이어서 두 번째. 구치소에서 그동안 번역해온 정관정요를 마저 변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씨는 그러나 출소한 뒤에 다시 사업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사검사가 마침내 여걸이라고 인정하자 정씨는 후세에 태어난다면 제왕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씨는 그러나 자신의 구속이 손자들에게 상처 줄 것이 걱정된다며 할머니의 여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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