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소 다리 힘줄 식용으로 둔갑돼 유통

입력 1995.03.30 (21:00)

이윤성 앵커 :

다음 소식입니다. 도가니탕을 즐기시는 분들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씹히는 맛이 우선 좋다고들 하십니다. 그 씹히는 맛을 더 내면 속을 줄 알고 일부 몰지각한 업자들이 외국에서는 먹지도 않는 소다리의 힘줄을 도가니탕에 섞어서 팔고 있습니다.

김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본드나 아교를 만드는 공업용 소다리 힘줄, 이른바 스지가 식용으로 둔갑돼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오늘 경찰에 붙잡힌 한미해상 마산지점장 35살 조홍연씨는, 지난 6일부터 3차례에 걸쳐 미국산 공업용 소 힘줄 백여톤을 몰래 들여왔습니다. 화물선으로 위장한 중국선박을 공해상에서 만나 물건을 건네받는 방법으로 세관의 감시망을 따돌렸습니다. 이들은 경기도 기흥읍에 있는 냉동창고에 밀수품을 보관해 두고 서울 마장동 우시장의 중간상들을 통해 수도권 일대 식당과 정육점에 이 물건들을 팔아왔습니다.

시중에서 도가니탕의 원료로 쓰이는 소힘줄입니다. 이들은 본드나 아교의 원료로 쓰이는 미국산 공업용 소힘줄 80론을 밀수해 시중에 불법유통 시켜왔습니다.


조홍연 (범인) :

“어디다 팔았어요?”

수원과 서울 마장동 식육점에 팔았습니다.


김철민 기자 :

이렇게 유통된 공업용 소힘줄을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맛과 색깔에서 한우와 별 차이가 없어 전문가들조차도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공업용인데다 밀수과정에서 유통기간이 길어 방부제 등의 유해약품도 사용됩니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세관 직원의 연락처와 비상연락망을 적은 문서가 발견된 점을 중시해 세관 내부직원의 비호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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