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사고 불러

입력 1995.08.01 (21:00)

류근찬 앵커 :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이 사고도 설마 하는 안전의식이 부재가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평소에도 비가 조금만 오면 금방 계곡물이 불어나는 아주 위험한 곳이었는데도 아무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깁니다.

정철웅 기자의 자세한 보도입니다.


정철웅 기자 :

설마 하는 마음이 무더기 실종이라는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아침 사고가 난 연천군 동막리 계곡. 불어난 물 가운데 야영장의 혼적인 풀포기들이 보입니다. 야영장이 계곡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이 불어나면 당연히 잠기게 돼 있는 곳입니다. 또 동막리 계곡은 야영장 바로 위 20m쯤에서 심하게 굽어 있습니다. 물살이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는데도 아무도 피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물이 불어나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야영객들은 대피하기 보다는 장비를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최선옥 (연천군 동막리 주민) :

그 전에 이제 나오라고 비가 오니까 나오라고 그랬는데, 자기네도 비가 오니까 나와야 되겠다 그리고 짐을 하나씩 챙기고 가질러 들어간 사이에 물이 갑자기 불어버리니까...


정철웅 기자 :

이처럼 위험한 곳인데도 주변에는 아무런 경고표시도 없었고 폭우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위험에 대비한 조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연천군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고를 경험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안전의식의 부재와 행정관청의 안일함이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불렀습니다.

KBS 뉴스, 정철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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