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1997.11.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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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은행에 현금자동인출기 사용이 서툰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대신 돈을 빼주겠다고 속이고 카드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의 사기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낯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가는 눈뜨고 사기를 당할 수가 있습니다. 며칠전 서울에서도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 경찰이 은행 폐쇄회로 화면에 찍힌 용의자를 오늘 공개수배했습니다.
이현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현진 기자 :
현금자동지급기로 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주부 윤모씨, 현금지급기 사용이 서툴렀던 윤씨가 한참이나 머뭇거리자 바로 옆에 있던 50대 남자가 윤씨뒤를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어깨너머로 비밀번호를 알아낸 50대 남자는 자신이 대신 인출해주겠다며 윤씨의 카드를 건네받은뒤 자신이 갖고 있던 다른 카드와 감쪽같이 바꿔치기했습니다.
⊙피해자 :
옆에서 아저씨가 오셔가지고 자기가 해준다고 긁어주더라고요.
"카드를 언제 바꿔치기하신 것 같애요?"
긁어주면서 그런 것 같애요.
⊙이현진 기자 :
남의 카드로 돈이 인출될리 없습니다. 윤씨가 현금지급기와 씨름하는 사이에 50대 남자는 기계가 고장난 것 같다며 은행직원에게 알리는 베짱까지 부린뒤 현장을 떠났습니다. 몇분뒤 사라졌던 이 남자는 길건너 맞은편 은행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남자는 윤씨의 카드로 단 2분만에 예금잔고 206만원을 모두 인출한뒤 맞은편 은행에서도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그때까지도 윤씨는 카드가 바뀌었다는 사실은 까마득히 모른채 은행직원과 실랑이만 벌이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약간 대머리에 키 170cm, 서울말씨를 쓰는 50대 남자를 공개수배하는 한편, 유사한 피해자가 더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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