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기능 마비시키는 상점-불법 적치물 단속, 상인들 반발로 무산

입력 1997.11.07 (21:00)

⊙황수경 앵커 :

오늘 새벽에 흥인시장에서 일어난 화재도 소방 진입로를 막아선 상점들과 불법 적치물 때문에 피해가 더 컸습니다마는 이처럼 도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는 일부 시장에 대한 단속이 오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무가내로 반발하는 상인들로 인해서 단속은 또 한번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박유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유한 기자 :

차에 실린 가드레일 위에 상인들이 아예 누워 버렸습니다. 구청에서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가드레일을 설치하려 하자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도로변에 밀집한 240여개 상점에서 내놓은 물건들로 인도는 창고가 돼 버렸습니다. 물건을 싣고 내리는 화물차들 때문에 차도도 제기능을 못합니다. 행인들은 곡예를 하듯 도로 한복판을 걸어다닐 수밖에 없고 지난해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연결도로는 무용지물이 돼 버렸습니다.


⊙김덕수 (택시기사) :

웬만하면 안오죠 우리는, 돌아가는 편이죠 복잡하니까 너무 복잡하잖아요 여기가.


⊙최진태 (승용차 운전자) :

사람들이 하도 차도로 많이 다니고 하니까 상당히 사고 위험이 큽니다.


⊙박유한 기자 :

이 때문에 영등포 구청이 올들어 세번째 단속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상인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남승운 (영등포구 건설국장) :

단속은 지속적으로 해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생존권 문제가 있어서


⊙박유한 기자 :

생존권을 내세우며 스스로 정비할 시간을 달라는 상인들의 반발로 가드레일 설치는 결국 다음달 말까지 유보됐습니다. 번번히 상인들의 기세에 밀려 과시용 단속에 그치고 마는 행정 때문에 도로를 이용할 시민들의 권리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유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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