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보조금 42조 샌다

⊙ 황수경 앵커 :

우루과이라운드 협상타결 이후 정부는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42조원의 저리 영농 보조금을 영농법인 등에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농 보조금 가운데 상당액이 다른 용도로 불법 전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방송총국 오경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 오경섭 기자 :

영농 보조금 28억원을 지원받아서 모 영농법인이 지은 축사입니다. 거액이 들었다고 보기에 건물이 너무도 초라합니다.

그러나 감리평가서에 땅값을 제외한 건물 비용만 44억원이 책정돼 있습니다. 총 시설금을 30% 이상 부담하면 연리 5%의 저리로 나머지 시설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정부의 각축 계열화 사업자금을 노린 것입니다.

이 영농법인은 자부담으로 신고했던 19억원도 부담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상자 선정과 서류 제출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묵인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 조창성 계장 (고령 군청) :

서류를 넣은 사람 그 서류를 저희들이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 오경섭 기자 :

이들 영농법인들은 이처럼 관련 공무원과 결탁해서 허위 서류를 만든후 농기계 구입비나 공사비 등을 높게 책정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돈을 국고로부터 빼내고 있습니다.

대구지방 검찰청은 오늘, 경북 고령군 쌍림면 성림축산 대표 40살 백 모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한데 이어서 도내 25군데 영농법인과 시군청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농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투자한 막대한 영농보조금이 일부 영농법인에 의해서 전용돼 정작 돈이 필요한 농민은 아무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오경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