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장애인 수용 복지시설서, 원생들 강제로 불임시술

입력 1999.08.19 (21:00)

* 백운기 앵커 :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수용하는 복지 시설에서 원생들에게 강제로

불임 시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 결혼을 앞둔 미혼 원생들이었습니다.

박해평 기자가 보도합니다.


* 박해평 기자 :

정신지체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충남 보령의 정심원입니다.

이곳에 수용 중인 300여 명 가운데 미혼 원생들이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들이 대상이었습니다.


* 불임수술 원생:

언제 수술 받았어요?


결혼 전에요.


* 박해평 기자 :

물론 어떠한 동의도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현재 25쌍의 부부가 살고 있는 충남 정심원에는 57명의 남녀 원생이

불임수술을 받았습니다.

지난 85년에 13쌍, 87년과 90년에도 각각 10쌍의 부부 중에 한 명 이상씩

불임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심원측은 대부분의 원생들이 연고가 없고 부양능력과 유전장애가 우려돼

불임수술이 불가피했다고 말했습니다.


* 권호선 이사장 (정심원) :

어떤 기타의 지장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인해서 불임수술을 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라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만은 사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불임수술을 했고…


* 박해평 기자 :

당시 80년대 후반에 보건법은 강제 불임수술을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령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규정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족계획을 장려하던 때라 보건소는 무료 시술병원을 지정할

정도였습니다.


* 병원 관계자 :

보건요원이 데려오면 수술해 줬어요.


* 박해평 기자 :

결혼을 앞둔 정신지체자에 대한 강제 불임 시술은 전국에 걸쳐

자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김홍신 의원 (한나라당) :

장애에 대한 강제 불임수술이 자행되고 있다고 하는 사실,

그것도 행정기관의 협조와 공무원의 묵인아래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명증하게 밝혀졌습니다.


* 박해평 기자 :

김홍신 의원은 8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한 66명의 시설 장애인에게

강제 불임시술이 시행됐다고 주장하고 정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박해평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