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1999.08.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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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기 앵커 :
나무에도 서로 상극이 있어서 같이 심으면 안 되는 종류가 있습니다.
바로 배나무와 향나무가 그런 경우인데 향나무 가까이에 있는
과수원의 배나무 만여 그루가 썩는 일을 당했습니다.
송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송현정 기자 :
배밭 한켠에 다 썩어버린 배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배나무잎은 곳곳이 벌레먹은 듯 새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 김종헌 (갈현농원) :
내일 모레면 수확해야 되는데 이만큼 커야 돼요.
그런데 지금 2/3밖에 안 컸단 말이에요.
* 송현정 기자 :
원인은 적성병, 배밭 주위의 8천평 규모의 향나무가 들어서면서부터
이 병이 퍼진 것입니다.
* 임명순 과장 (원예연구소) :
겨울에 향나무에서 자란 병균이 5월달에 비가 많이 왔을 때 배나무에
와 가지고 잎과 과실에 피해를 주는 무서운 병입니다. 이 때문에
이 병은 향나무하고 배나무에서만 왔다 갔다 하는 특이한 병입니다.
* 송현정 기자 :
향나무와 배나무가 서로 상극이라 생긴 이 병으로 이 일대 배나무 농가
세 곳이 폐농상태가 됐습니다. 피해를 본 배나무는 만여 그루가 넘습니다.
이제 완전히 손쓰기를 포기해 버려 이렇게 배나무밭이 온통 잡초로
뒤덮여버린 곳도 있습니다.
* 김정석 :
올해는 배가 많이 열렸었는데 지금은 100개도 안 남았어요.
* 송현정 기자 :
수확이 코앞인데 거둘 게 없는 농민들에게는 향나무를 베 버리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향나무가 사유재산이라 법에도 호소할 수 없어
농민들은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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