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재냐 자연재해냐 사고원인을 놓고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댐에 처음 침하현상이 생기고 유실이 발생할 때까지 마지막 이틀간 어떤 상황이 벌어졌느냐가 책임소재 규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가 입수한 최근 2주간의 현지 강우량 자료를 오대성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붕괴되기 전 멀쩡했던 보조댐의 모습입니다.
이후 이 댐은 상부가 유실되고 흙탕물이 범람해 하류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 보조댐이 11센티미터 침하되며 처음으로 이상 징후를 나타낸 건 19일.
KBS가 입수한 강우량 자료를 보면 이날은 63밀리미터의 비가 내렸습니다.
22일에는 그야말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하루 동안 438밀리미터의 비가 내렸는데, 이날 댐 10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상부가 유실됐습니다.
그런데 20일과 21일, 그러니까 첫 침하가 발견된 이후부터 댐이 유실될 때까지의 이틀간의 상황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
이틀 간의 강우량은 90밀리미터, 그 사이 댐에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시공사 SK건설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SK건설 관계자/음성변조 : "(19일 침하) 그 이후에 진행과정이라든지 대응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파악이 쉽지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번 보조댐과 같은 흙댐에는 땅 꺼짐이나 기울어짐, 수압 등을 실시간으로 재는 계측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데이터로 미리 붕괴 시점을 예상하는 겁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자료를 보면 어떻게 움직인다는 걸 SK건설은 알죠. 균열이 지표면에 날 정도라면 밑에서는 이미 계측기에 (기록이) 있죠, 계측기 예민하거든요."]
사고 직전 2주간 강우량은 천77 밀리미터,이전 6개월 간의 강우량을 다 합한 것보다도 많습니다.
숨겨진 이틀 동안의 댐 계측자료와 SK건설이 이때 제대로 조치를 취했느냐가 사고 책임을 가릴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