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없어요”…엘리트 체육 위기, 대안없나?

입력 2018.07.27 (21:52)

수정 2018.07.27 (22:08)

[앵커]

어제 KBS가 보도한 고교 여자농구의 충격적인 실태는 선수층 부족이란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단면이 드러난 사례였습니다.

기존의 선수 선발 육성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쳤다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대안은 무엇인지 김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상인 상태로 출전해 골밑에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선수들.

어처구니 없는 상황 이면에는 뛸 선수가 없다는 학교 운동부의 아픔이 숨어 있습니다.

[박정숙/고교 농구 지도자 : "십자인대가 끊어지고, 또 한 명은 발목을 다쳐서 못 뛰거든요. 아무래도 고등학교 여자농구가 우리 팀 뿐 아니고 대개 한 팀에 5~6명밖에 안 되니까요."]

늘 5명만 뛰는 선수들이 즐기면서 운동하기란 어렵습니다.

[진설희/홍농중 농구부 : "친구들이 많이 와서 같이 운동하고 게임도 뛰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선수 부족 현상은 최근 엘리트 스포츠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9년 8만7천여명의 초중고 운동 선수들은 2017년 5만7천여명으로, 34%가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학생들과 완전히 분리된 채 운동만하는 구시대적인 엘리트 학교 운동부 시스템이 선수층 감소의 주된 원인입니다.

학업 병행이 어렵기 때문에 진학과 취업에 불리하고, 선수층이 얇아지니까 국제무대 경기력 약화도 불가피합니다.

대안은 일반 학교스포츠클럽 학생들의 참여를 통한 선수 인재풀의 확대입니다.

여자 농구 엘리트 등록 선수는 719명이지만, 일반 학생이 참여하는 학교 스포츠 클럽은 2만5천명이 넘습니다. 이를 전체 종목으로 확대하면 50배가 넘는 선수풀을 확보하게 됩니다.

[남상우/국민체육진흥공단 연구위원 : "좀 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을 같이 할 수 있는, 언제든지 운동하다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개방형시스템으로 변해야 합니다."]

결국 완전히 분리돼 있는 일반 학생 스포츠클럽과의 경계를 허물어야 엘리트 학교 운동부의 생존이 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선수와 학생의 구분이 사라진 선진국형 학교체육 시스템의 도입, 이젠 선택이 아니라 최우선 과제입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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