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38년만에 전면 손질…재벌 꼼수 막는데 초점

입력 2018.08.27 (06:39)

수정 2018.08.27 (07:32)

[앵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막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1980년 제정된 공정거래법이 38년 만에 대폭 손질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면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는데, 법의 허점을 노려온 재벌들 꼼수를 잡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장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16년 삼성물산 지분 200만 주를 사들였습니다.

덕분에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생겼던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고, 당시 이 부회장의 물산 지분율은 16.5%에서 17.2%로 늘어났습니다.

공익법인이 총수의 지배력 확대에 동원됐다고 의심되는 사례입니다.

실제 대기업 공익법인의 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공익법인의 4배에 달하고, 그것도 4분의 3 가량은 계열사 주식입니다.

특히 이들 법인은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때 모두 찬성 의견을 던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기업 공익법인이 가진 계열사 지분은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공익법인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가 상장회사인 경우에는 특수관계인 포함 15%까지 예외를 두고, 유예기간도 주는 등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 "적응 과정에 여러 가지 부담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일정한 유예 기간과 단계적인 비율 축소의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 생기는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도 상향됩니다.

지주회사가 본래 취지를 살려 내부거래 대신 계열사 배당을 통해 수익을 얻도록 유도하겠다는 겁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도 강화해 상장ㆍ비상장 구분 없이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인 기업을 규제 대상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공정위는 의견 수렴 뒤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11월 개정안을 국회에 낼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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