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7월 청와대 캐비닛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문건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발견된 이른바 '캐비닛' 문건은 4,800여 건에 이릅니다.
KBS는 청와대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캐비닛 문건 가운데, 공개하기로 분류된 문건 1,000여 건을 단독 입수해, 주요 내용을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첫 순서로, 천안함 사건 당시 국민 성금 모금의 실상을 전해드립니다.
자발적인 민간 모금 형식을 취했지만,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기획하고 주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경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46명의 용사가 산화한 천안함 사건.
사건 발생 17일째, 희생자 세 명만이 수습된 상황에서 KBS는 국민 성금을 모으는 특별 생방송을 실시했습니다.
["저희가 사랑의 성금을 모으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갑작스러운 성금 모금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기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 문건을 보면, 방송 나흘 전, 국방비서관실은 순직 장병의 예상 보상금을 보고합니다.
그리고 국민 성금 모금을 위해 언론사 협조가 필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1차 모금방송으로 5억 원이 모였지만, 국방부는 제2연평해전 보상금 수준에 맞추려면 163억 원을 추가 모금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보고합니다.
이후 KBS에서는 모금방송이 세 번 더 편성됐습니다.
[정운찬/당시 국무총리 : "모든 국민과 더불어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은 일일 모금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또 목표액을 넘기고 나서야 모금 완료 시점을 결정하고, 방송사에 이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 성금의 배분도 '통상적 절차'를 벗어나도록 정부가 개입했습니다.
제2연평해전 당시 국민성금은 전액, 유가족과 부상 장병에게 전달됐지만, 보건복지부와 국무총리실은 이후 비슷한 사건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정부 의견을 수용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 성금 395억 원 중 희생자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남은 성금 가운데 146억 원이 천안함 재단 설립에 투입됐습니다.
천안함 재단은 생존 장병 58명에게는 500만 원에서 최고 1200만 원의 위로금을 전달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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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朴 정부, 창조경제 문제 알고도 장밋빛 전망[자료 제공 : 이재정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