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를 없애겠다며 보이스피싱 제로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정작 신고를 해도 접수조차 제대로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옥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신이 쓴 적 없는 모바일 결제 문자를 받은 60대 이 모 씨.
착신된 번호로 확인 전화를 하니, 계좌가 도용됐다는 안내를 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 경찰이라며 전화가 와, 보안을 이유로 송금을 요구합니다.
["인터넷 뱅킹이나 폰뱅킹 같은 것 사용 안 하십니까?"]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한 이 씨는 곧바로 통화를 녹음해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에 7차례 전화를 했지만 신고 접수도 하지 못했습니다.
송금을 안했기 때문에 실제 피해가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신고자/금융감독원 통화/음성 변조 : "입금하신 분들이 얼른 저희한테 전화해서 지급 정지해야 하는 전화가 더 많아요, 선생님. 그걸 더 많이 해야 해요."]
사기 연루가 의심된다며 은행으로부터 갑자기 계좌 정지 통보를 받은 50대 김 모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 통장으로 이용된 것 같다며 신고했지만 같은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김○○/보이스 피싱 신고자/음성변조 : "(계좌) 지급정지가 되다 보니까 모든 게 다 지금 마비된 상태입니다. 본인 당사자의 (금전) 피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조치를 취해 줄 수 없고..."]
금전 피해가 없는 경우엔 경찰이나 금감원이나 접수도 받지 않으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금전적인 피해가 없으면 사실 수사의 단서가 별로 없기 때문에 쉽진 않거든요."]
해당 전화번호에 대해 이용 중지 신청을 하라지만, 여러 전화 번호를 쓰는 보이스피싱 조직에는 별 소용이 없습니다.
[이○○/보이스 피싱 신고자/음성 변조 :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줬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고.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 수사 못 한다는 게 첫째 문제죠."]
올해 8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천6백여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피해액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