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 영상 공유 ‘기자 단톡방’ 내사

[앵커]

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대화방에 버닝썬 등에서 촬영된 불법영상물들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른바 '기자 단톡방'으로 불리는 이 대화방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보이는 대화들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혜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기자 등 언론사 관계자 60여 명으로 이뤄진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

누군가 클럽 '버닝썬' 성관계 영상을 본 적이 있냐며 묻습니다.

그러자 다른 참가자가 "일단 공유부터 하자"며 해당 동영상을 대화방에 올립니다.

며칠 뒤 이번엔 '버닝썬 2탄'이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참여자들은 환호하며 영상 공유를 요청합니다.

해당 영상은 실제로 공유됐습니다.

해당 대화방에는 피해자에 대한 외모 품평과 같은 '2차 가해' 내용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대화방 참가자들은 '블라인드'라는 앱에서 언론사 직원임을 인증 받은 뒤 이같은 '오픈 채팅방'을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른바 '찌라시'로 불리는, 정보지를 공유했는데 참가자만 2백 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참가자들 일부가 새로운 대화방을 만들면서 음란물을 공유하고,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한기/DSO(디지털 성범죄 아웃) 활동가 : "기자들 같은 경우에는 일반 시민보다도 더 정보 접근성이 강한 사람들인데, 그렇기 때문에 이 사안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처벌도 더 강하게 들어가야 하고..."]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해당 대화방을 수사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여성변호사협회도 성명을 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아직 고소 고발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는만큼 사실 관계부터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