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판사 10명에 대해 어제(9일) 징계를 청구했습니다.
지난 3월 검찰이 판사 66명의 비위사항을 대법원에 통지한 지 2달 만에, 자체 조사를 거쳐 결정한 건데요.
현직 대법관인 권순일 대법관은 여기서 제외됐습니다.
앞으로 징계위 심의가 남아 있어 실제 징계 여부는 몇 개월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징계위에 넘겨진 10명 중에는 우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피고인 신분의 판사 5명이 포함됐습니다.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은 이민걸 고법부장 판사, 그리고 성창호 부장판사 등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기소되지 않은 '사법농단' 연루 판사 5명도 징계위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이 지난 3월 5일 판사 66명의 비위사항을 대법원에 알린 지 2달 만입니다.
대법원은 비위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지, 그 행위가 재판 독립을 해쳤는지 등을 면밀히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판사들의 경우 지난 두달 사이 징계 시효 3년이 지나버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징계 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판사부터 우선 조사했고, 그 결과 징계가 필요없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대법원도 이미 자체 조사 등으로 판사비위 사항을 파악하고 있었던만큼, 검찰의 통보 전에 적극 조치를 취했다면 징계 대상자는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최용근/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지난 3일/ : "(검찰의 통보가 있었던) 3월 5일이 유일한 기회가 아니었다는 점이 제일 먼저 지적돼야 할 것 같고요. 그 이전에도 이미 사실 대단히 많은 (징계 청구) 기회가 있었어요."]
늑장 징계에 대한 지적에 김명수 대법원장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어제 : "(지체하다 징계 시기를 놓쳤단 비판이 있습니다.) ……."]
다만 입장문을 통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원인이 된 관료적인 사법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