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협이나 수협 같은 상호 금융권에서는 출자금을 넣으면 매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를 잘 모르거나, 알아도 복잡해서 찾아가지 않는 돈이 무려 3천억 원에 이릅니다.
뭐가 문제인지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황선금 할머니는 3년 전 이사하면서 지역 신용협동조합을 탈퇴했습니다.
출자금과 그때까지 배당금 등 130여만 원을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탈퇴하던 2016년도 배당금은 이듬해 2월에 결정되기 때문에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종 결정된 배당금은 2만여 원.
그 돈을 찾으려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한 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가야 했습니다.
[황선금/경기도 수원시 : "아이, 이걸 타러 가도 차비 들이고 뭐 어쩌고 그거 뭐 많지도 않은 돈 뭐 일부로 가나. 그러다 보니까 깜빡했다가..."]
이처럼 출자금과 배당금의 존재를 모르거나, 이를 알고도 찾아가지 않는 계좌가 천2백만 개.
2천 9백억 원 넘는 돈이 잠자고 있습니다.
조합에선 해마다 우편으로 안내하는데, 주소가 바뀌어 반송되기 일쑤입니다.
금융통합 사이트를 통해 조회해볼 수도 있지만 조합원들 중엔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노령층이 많아 사실상 소용이 없습니다.
설령 어렵게 연락이 돼 남은 돈이 있다는 걸 알게 되더라도 이 돈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액을 받으려 직접 방문을 해야 하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유동수/국회 정무위원회 의원 : "연로하고 인터넷 금융 이런 데에 좀 익숙하지 않은 조합원들이 많고요. (조합원) 가입 신청 할 때 환급받을 수 있는 계좌도 기입토록 하고..."]
또 은행 휴면 계좌처럼 조합 계좌의 잔액을 본인의 은행 통장으로 쉽게 이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