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본격 접종…mRNA 백신 알아보기

입력 2021.07.07 (09:01)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30%,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인구의 10%를 돌파했습니다.

고령층과 고위험군 위주로 이뤄졌던 상반기 접종이 끝났고, 이제 하반기 접종으로 접어들었습니다. 50대 이하 일반 국민들에 대한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요, 상반기 주요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였다면, 하반기 주요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의 백신인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는 이와는 다른 ‘mRNA’ 방식의 백신입니다. 어떤 백신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 유전 정보 전달자’ mRNA 백신

DNA는 대부분 생명체에서 고유한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화학 물질입니다. 이 고유한 유전 정보에 의해 생명체는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 냅니다. RNA는 이 유전 정보를 해석해 단백질을 만드는 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messenger)역할을 하는 RNA가 바로 mRNA입니다. 일부 바이러스는 DNA 대신 RNA를 유전물질로 갖기도 합니다.

mRNA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mRNA 백신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가 RNA 형태로 지질에 쌓여 담겨 있습니다. RNA를 지질로 감싸는 이유는 RNA는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라 분해되기 쉽기 때문에, 우리 몸속 세포로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백신을 맞게 되면, 이 유전 정보가 우리 몸속 세포로 들어가 여러 과정을 거쳐 돌기 단백질을 생산해 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돌기 단백질이 면역세포들과 반응해서 항체를 생성하게 됩니다.

mRNA 백신 맞아도 유전 정보 안 바뀌어

사람의 유전 정보는 세포의 핵 안에 DNA 형태로 존재합니다.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 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하면서 항체 생성의 소임을 다할 뿐, DNA가 들어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세포 내에서 돌기 단백질을 생성한 후에는 세포가 RNA를 제거해 버리기 때문에, RNA가 사람의 유전 정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 mRNA 백신, 온도에 맞는 섬세한 저장이 중요

RNA는 매우 분해되기 쉬운 물질입니다. 따라서 온전하게 보관하려면 매우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저장고와 운송 수단이 필요합니다.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5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최대 6개월 동안 냉동 보관이 가능합니다. 두 백신 모두 해동 후 개봉하지 않은 경우에는 영상 2~8도에서 최대 1개월 동안 보관 가능합니다.

■ “두 번 다 맞으면 감염 예방 효과 90% 넘어”

mRNA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95% 정도입니다. 이는 mRNA백신을 접종하면 접종하지 않은 경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20분의 1로 감소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뒤 7일이 지난 이후에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는 94.6%, 모더나 백신 2회 투여 후 14일 이후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는 93.6% 정도입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회, 모더나 백신은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합니다.

■ 국내 접종 일정은 고3까지만 …그 이하 연령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화이자 백신은 만 16세 이상이면 접종 가능합니다. 미국 FDA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12~15세 긴급사용신청을 허가했고, 우리 식약처는 12~15세에 대한 접종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모더나 백신은 우리나라에서 만 18세 이상 접종 가능합니다. 미 FDA는 모더나 백신의 12~17세 긴급 사용 신청 허가를 검토 중입니다.

■ 임신부와 모유 수유부, mRNA 백신 맞아도 될까

우리 방역 당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임신부와 모유 수유부에게 금기는 아니지만,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반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임신부와 모유 수유부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최근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mRNA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포함된 생백신이 아니고, mRNA는 세포 핵 속의 사람 DNA와 상호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부에게 위험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합니다.

화이자와 모더나를 접종한 모유 수유부들에 대한 최신 해외 연구 결과, mRNA는 매우 불안정해서 세포 내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mRNA 백신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로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백신에 의해 생성된 항체는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어서, 백신을 접종한 엄마의 모유를 먹는 아기는 어느 정도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다만 연구에서는 임신부와 모유 수유부에 대한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밝혔는데요, 진행 중인 추가 연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mRNA백신 접종 후 심장병 주의해야”

화이자, 모더나 백신 모두 이상 반응은 1회보다 주로 2회 접종 후에 많이 발생했습니다.

mRNA백신의 이상 반응은 다른 백신들과 비슷합니다. 접종 후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의 전신 반응 및 주사 부위 통증, 발적, 부종 등의 국소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압 저하나 호흡 부전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쇼크) 반응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미국에서 젊은 연령층에서 mRNA 백신을 접종한 뒤 심낭염이나 심근염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심장을 둘러싸는 얇은 막인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심낭염,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걸 심근염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심낭염·심근염의 발생 빈도는 자연적으로 심낭염·심근염이 발생할 빈도에 비해서 훨씬 낮기 때문에 백신 접종의 이득이 크다고 말합니다.

만약 젋은 층에서 백신 접종 뒤 가슴 통증과 두근거림,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요. 적절한 치료로 회복 가능합니다.

장기적인 합병증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mRNA 백신이 새롭게 시도되는 종류의 백신이기 때문에 장기 합병증 발생에 대한 추적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매년 접종?…변이 바이러스가 관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 기간은 대략 1~2년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체 유지 기간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관련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인데요, 면역력 유지 기간을 비롯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토착화 여부에 따라 추가 접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데요, 변이가 계속되면 매년 업데이트된 백신을 추가로 맞아야 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뿐만 아니라,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교차 반응하는 항체를 유도함으로써 함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범 코로나 백신’ 도 개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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