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83년 8월 어느 날, 야구중계 중간에 TV에서 갑자기 훈련이 아닌 실제 상황이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이른바 중공 미그 21기 귀순사건으로 휴전 뒤 처음 나온 공습경보였습니다.
그 뒤에도 세 차례 더 공습경보가 발령되면서 한반도는 아직 휴전중이란 걸 보여줬습니다.
오늘(2일) 6년 9개월 만에 다시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린건데 주민들은 이 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몰라 당황했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울릉군은 경보발령 25분이 지나서야 주민들에게 알림 문자를 보냈습니다.
울릉도에서 이희진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공습경보 사이렌은 울릉도 마을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2분여간 울렸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이렌이 왜 울리는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민방위 훈련일 줄 알았다는 주민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백나윤/울릉군 주민 : "몰랐어요. 전혀 몰랐어요. 한참 뒤에 사이렌이 울리긴 했는데 여기까진 잘 안 울리고 저 멀리서. 훈련하는 건 줄 알았어요."]
행정당국과 경찰 등도 경보 초기에 정확한 내용을 몰라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김규울/울릉군 부군수 : "저희도 갑자기 공습경보가 울려서 저희 공무원들도 처음엔 당황했지만 바로 저희 일부는 대피하고..."]
울릉군청 직원들은 사이렌이 울린 지 10분뒤 쯤 내부 메신저를 통해 공습경보 발령 사실과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울릉군이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메시지를 보낸 건 경보 발령 25분이 지나서야였습니다.
울릉군이 평소 각종 정보를 알리는 앱을 통해섭니다.
이 앱이 없는 주민들은 안내를 받지 못했습니다.
문자를 받은 주민들도 대피하는데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울릉군에는 현재 9곳의 대피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주민들은 대피소의 위치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김신일/울릉군 주민 : "연로하신 주민분께 물어봐서 대피소가 이곳 할복장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여기 와봤더니 아무도 안 계신 거예요."]
오후 2시에는 공습경보가 해제되고 경계경보로 대체됐지만, 주민대피령이 해제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울릉에서 KBS 뉴스 이희진입니다.
촬영:강석원/영상편집:이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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