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일대의 산업 단지 주변은 오래전부터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아왔는데요.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출근하던 노동자가 안타깝게 숨지기도 했습니다.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게 있을까요?
이자현 기자가 불법 주차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 양쪽에 꼬리에 꼬리를 문 차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주정차금지' 팻말 밑에도 차들은 버젓이 주차됐습니다.
이곳을 오가는 차량들은 불법 주차된 차를 피해 가기 위해 중앙선까지 침범하기도 합니다.
[인근 주민 : "양쪽으로 주차돼있으니까 진입을 못 해요. 앞에서 차가 오니까.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든가 그러면 위험하죠."]
산업단지 내 또 다른 공장 앞.
도로 한쪽에 차가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이 주차부지에 모든 차를 댈 수 없어 인근 도롯가까지 불법주차를 하게 된 겁니다.
불법주차가 심각해지자 흥덕구청은 이 일대를 매일 두 차례 단속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구청의 단속 현장에 동행했습니다.
단속을 시작하자마자 불법 주차 차량이 잇따라 적발됩니다.
["단속되었습니다."]
전날 단속된 차량이 또 적발되기도 하고
["최근 단속 차량입니다."]
단속 과정에서 운전자와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제주도에서 현장에 민원차 차보러 와가지고 지금 금방 보고…. (여기는 주차를 하시면 안 되세요.)"]
이날 단속에서 10여 분 만에 38대의 불법 주차 차량이 적발됐습니다.
2년 전, 이 일대의 불법 주차 단속 건수는 매달 평균 80건.
특히 지난해에는 산업단지 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 증설로 단속 건수가 매달 1,700건씩 2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7월에는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던 노동자가 불법 주차된 차량을 피하려고 차선을 변경하다 굴삭기에 치여 숨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SK하이닉스가 인근 부지를 활용해 임시 주차장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공장과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이용률은 높지 않습니다.
사망사고가 난 곳으로부터 불과 400m 거리에 주차부지가 생겼지만 텅 비어있습니다.
증설 공사가 잠정 중단되고 구청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며 올해는 불법주차 단속 건수가 지난해의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SK가 2025년까지 신규 공장 증설 계획을 세운만큼 언제 다시 문제가 커질지 모르는 상황.
[목근영/청주시 흥덕구청 교통지도팀 주무관 : "일단 늘어나는 차 대수에 대해서 주차장 증설을 논의 중에 있고요. 추가적으로 CCTV 증설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청주산업단지 내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다음 달부터 흥덕야구장에 600대 수용이 가능한 주차장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빈터에 임시로 조성되는 주차장이 수많은 불법주차 차량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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