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 최초 ‘관타나모 가는 길’…9.11 용의자 재판 받을까?

입력 2023.09.19 (12:32)

수정 2023.09.19 (12:40)

[앵커]

지난 2001년 9월 미국 뉴욕 중심에 있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에 비행기가 부딪쳐 폭발했습니다.

당시 테러를 설계하고 주도했던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됐고 코로나로 중단됐던 재판은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9.11 재판이 열리는 관타나모 현지를 KBS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김양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대통령과 해외 정상들이 주로 이용하는 세인트 앤드류스 공군기지.

KBS 취재진은 새벽 4시 반에 이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편, 이곳에서 출발하는 관타나모행 군용기를 타기 위해섭니다.

탑승권을 받고도 여러 번의 검문 검색과 까다로운 신원조회를 거친 뒤에야 군용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세인트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약 4시간이 걸려 이곳 쿠바 관타나모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이곳에는 코로나로 중단됐다 약 3년 만에 재개되는 9.11 (재판)청문회에 참여하기 위해 검찰 측, 변호인 측, 그리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모두 모여 상당히 북적이고 있습니다.

다시 배를 타고 30여 분...

마침내 미 해군 기지, 캠프 저스티스가 눈앞에 들어옵니다.

사방은 철조망과 울타리로 높이 둘러싸여 있고 군 관계자 동행 없이는 모든 이동이 엄격히 제한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촬영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제 옆에 날카로운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울타리 뒤에는 테러 용의자들을 가둬놓은 수용소와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 법정이 있습니다.

2001년 9.11 테러로 3천 명이 희생되자,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곳곳에서 용의자를 잡아들였습니다.

테러의 설계자로 알려진 알카에다의 전 작전사령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포함해 5명이 주범으로 지목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22년째 내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가 관타나모의 이른바 검은 방에서 고문과 가혹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며 정식 재판은 시작도 못 했기 때문입니다.

현지 시각 19일,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군사 법정에는 9.11 용의자 5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섭니다.

테러 용의자들을 공개 재판에 회부하면 인권유린의 증거도 공개됩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미 군사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쿠바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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