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매의 경우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은 있어도 치료제는 사실상 없습니다.
따라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강도 높은 '걷기' 운동이 기억력을 향상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어서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주일에 3번 이상 꾸준히 걷는 68살 남성입니다.
많이 걸을 땐 하루에 만 2천보가 넘습니다.
걷기 강도는 땀이 나고 숨이 가쁜 수준.
[이 모 씨/경기도 화성시 : "효과적인 게 걷는 거더라. 제가 치매 소리나 이런 게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는데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나 이렇게 보면 (제가) 조금 더 모든 게 낫다고..."]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이 중년 이상 188명을 대상으로 걷기가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매주 40분 이상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억력 점수가 15% 더 높았습니다.
땀이 나고 숨이 가쁠 정도로 강도 높게 걸은 경우 효과가 더 컸습니다.
특히 노년기보다 중년에 고강도 걷기를 시작해 꾸준히 이어간 경우에는 기억력이 44%까지 높게 나왔습니다.
[김지욱/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뇌는 여러 환경 변화로 인해서도 계속 좋아질 수도 있다는 걸 강조하는 게 바로 '뇌 가소성' 이론입니다. 걷기 활동이 혈관, 그리고 신경 세포, 그리고 알츠하이머 치매의 핵심 병리와 관련된 아밀로이드(치매 단백질) 이런 쪽에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치매 원인 물질을 제거한다는 신약이 해외에서 출시되고 있지만, 진행만 늦출 뿐, 손상된 뇌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치료제는 아닙니다.
비싼 가격과 부작용도 여전히 걸림돌입니다.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선 중년부터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고강도 걷기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노년기엔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자주 걷기만 해도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채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