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규제로 인해 내후년부터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중국에서 조달할 경우, 자칫 미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 현지에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한 만큼 치밀한 대응이 필요해보입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K온이 포드와 함께 미국 켄터키 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입니다.
내후년부터 매년 차량 약 8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인데, 투자 금액이 7조 원을 훌쩍 넘습니다.
[SK온 관계자 : "미국 전기차 시장은 매년 50% 이상 성장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건 7,500달러, 우리 돈 약 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입니다.
그런데 보조금 조건이 문제입니다.
2025년부터 중국 등 해외 우려 기관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아서입니다.
지난해 기준 코발트와 망간, 리튬의 경우, 중국산 비중이 거의 100%에 달하는 것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해당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자칫 보조금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 겁니다.
최근 포스코가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에서 리튬과 니켈 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역시 보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와 배터리 업계는 미국 정부에 글로벌 공급망을 고려해 유연하게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김승태/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 : "해외우려기관(FEOC) 정의가 조속히 명확히 되어야만 우리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습니다. 중국 등 특정 국가의 공급망 의존도를 일시적으로 없애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는 게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내년 미국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예 IRA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내년이 배터리 업계에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