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1심 선고…송철호·황운하 징역 3년

입력 2023.11.29 (21:03)

수정 2023.11.29 (22:08)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29일 9시 뉴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와 경찰 등 권력기관이 불법으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법원 판결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국가 형사체계의 핵심인 경찰 수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했다는 걸 1심 법원이 인정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남기게 됐습니다.

법원은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민주당 황운하 의원 등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최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철호 전 시장의 당선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단 의혹.

수사가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사건 관련자들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 "무죄를 확신하고 있고요. 하명 수사는 존재하지 않았고, 단지 김기현 측근에 대한 경찰의 정상적인 수사가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주요 혐의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송 전 시장 측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이 공모해 김기현 대표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도 징역 2년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할 경찰조직과 대통령 비서실의 공적 기능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하고, 국민들의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 선거개입 행위는 엄벌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증거 인멸 우려 등은 없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습니다.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등은 선고를 마친 직후에도 여전히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철호/전 울산시장 : "너무나 일방적인 (검찰의) 주장만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은 유죄로 인정된 부분의 형량이 가볍다며 합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피고인들과 검찰 양쪽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한다는 뜻을 밝히며 항소심에서 다툼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앵커]

재판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의 하명을 받은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부당한 수사에 반발하던 부하 경찰들을 좌천시킨 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했던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판결문의 내용은 이호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018년 지방선거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은 송철호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합니다.

[송철호/울산시장 당선인/2018년 6월 :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년 뒤, 송 전 시장 측이 당선을 위해 청와대에 김기현 시장에 대한 수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2019년 검찰 조사 당시 :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부임한 후) '김기현 뒷조사 한다'고 계속 소문이 들리더라고요.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오더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가 많이 들렸어요."]

1심 재판부는 송 전 시장 측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수사청탁을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송철호가 황운하를 만나기로 했으니 '김기현 자료'를 준비해달라"는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 증언을 주요 증거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중간에서 '김기현 자료'를 받고 넘긴 대통령비서실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자체장 비위를 모으고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건 정당한 업무 권한을 명백히 벗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선거 전 수사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경찰들을 좌천시킨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은 직권을 남용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인사권 행사였다"면서 "절차적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선거공약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 내부 자료를 유출한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등은 모두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다만, 공약 개발 지원과 당내 경쟁자 매수 부분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청와대의 선거개입 혐의는 인정했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김종선 이태희/그래픽:박미주 김성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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