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배후는 누구? 사이버 수사팀도 투입

[앵커]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두 피의자의 구속영장 심사에서 법원이 엇갈린 결론을 내놨습니다.

최초 낙서범 10대는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이를 모방한 20대에 대해선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경찰은 사이버범죄 수사팀까지 투입해 배후를 쫓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17살 임 모 군과, 그 다음 날 2차 낙서를 한 28살 설 모 씨.

[임 모 군 : "(범행 혐의 모두 인정하시나요? 범행 수락은 왜 하신 거예요?) …"]

[설 모 씨 : "(죄책감은 없으세요? 모방범죄 맞습니까?) …"]

법원은 모방범인 설 씨에 대해서만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임 군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참작됐습니다.

법원은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법익 침해가 중대하지만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다"며 임 군의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또 주거가 일정하고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장이 기각된 경찰은 일단 임 군의 배후를 쫓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낙서를 지시했다는 '이 팀장'이라는 인물인데, 서울청 사이버범죄 수사팀까지 투입됐습니다.

임 군은 텔레그램에서 만난 '이 팀장'이 구체적인 이동 경로와 낙서 구역까지 지정해줬고, 교통비 등 명목으로 10만원을 계좌에 보내줬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 팀장은 광화문 세종대왕상에도 낙서 지시를 했지만, 임 군은 주변에 경찰이 많다며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 팀장'이 돈을 건넬 때 쓴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임 군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채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