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중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70대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다 7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 대학병원에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는데, 이번엔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들이 차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늦은 시각 강원대병원 응급실 앞. 구급차 넉 대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구급차 한 곳에서 환자가 들것에 실려 응급실로 갑니다.
그런데 병원에 먼저 도착한 다른 구급차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환자는 차 안에 누워 있고 구급대원은 차 밖을 서성입니다.
[119구급대원 A/음성변조 : "주취자라서 보호자나 가족, 친지 분들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보호관찰을… 병원 측에서."]
다른 구급차도 마찬가지.
응급실 앞이지만 환자는 차 안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구급대원들은 속이 탑니다.
[119구급대원 B/음성변조 : "구급차가 묶여 있으니까 동선이 다 꼬이고 급할 때 필요한 차가 못 나가고, 오래 걸리고, 정말 (구급차를) 아예 못 쓰시는 분들도 있고."]
환자는 응급실에 갔다 해도 다시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대기실까지 왔지만 언제 진료를 받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강원대병원 간호사 A/음성변조 : "8시간 6분 기다린 거예요. 그런데도 아직 못 들어갔어요."]
이 병원에서 구급차 대기가 급증한 건 2주 전부터.
당시 구급차로 이송된 70대 환자가 응급실에서 혼자 대기하다 숨지자 대학병원이 대책을 내놨습니다.
보호자가 없는 환자는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도록 한 겁니다.
[강원대학교병원 간호사 B/음성변조 : "보호자가 없으면 저희가 계속 신경 쓸 수가. 지금 대기가 20명 아까 20명 가까이 됐거든요. 저희가 다 신경 쓸 수 없으니까."]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강원대병원은 응급실 인력난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구급차 대기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