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창문 열었더니 ‘무덤 뷰’…입주민 분통

입력 2024.02.07 (06:28)

수정 2024.02.07 (06:36)

[앵커]

산과 공원으로 둘러싸여 이른바 숲세권으로 불리던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사기 분양을 당했다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단지 내 수백 가구에서 거실 창밖으로 무덤이 보이는 이른바 '무덤 뷰' 아파트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주일 전 입주가 시작된 천2백여 가구 규모,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입니다.

산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주변 환경을 내세워 다섯 달 만에 100% 분양됐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뻥(뚫린) 뷰'라고 해서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었습니다. 최고가는 대략 4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한 달여 전 이뤄진 사전 점검에서 입주 예정자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단지 후문에서 60여m 떨어진 곳에 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분양 전부터 있던 문중 묘지로 전체 면적은 4천여㎡입니다.

[입주예정자/음성변조 : "사실은 (무덤이) 하나라도 거슬리기도 하고, (문중 묘지라서) 옆으로 (무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거고요."]

현재 무덤이 바로 보이는 집들은 모두 280여 가구, '무덤 뷰'라는 한탄까지 나옵니다.

해당 묘지에서 직선 거리로 백 미터 떨어진 세대에 나와 있습니다.

거실 창문을 열면 무덤과 비석들의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기 분양'이라며 소송을 검토합니다.

분양 계약 때, 시행사나 시공사로부터 묘지가 있다는 사실을 듣지 못했고, 오히려 홍보물에서 묘지 구역을 방위표 등으로 가려 마치 숲인 것처럼 과장했다는 겁니다.

[입주예정자/음성변조 : "정말 사기를 당한 기분이고요. 이걸 알게 됐을 때 이후로 정말 말도 못하는 고통을 지금 (겪고 있어요)."]

시행사 측은 취재진 연락에 답하지 않았고, 시공사인 포스코 측은 건설 과정에서 묘지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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