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대도 속였다”…‘군납 고기’ 4백 톤 원산지 둔갑

입력 2024.02.07 (06:26)

수정 2024.02.07 (06:34)

[앵커]

외국산 돼지고기 수백 톤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군부대에 납품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군이 장병들에게 양질의 고기를 먹이기 위해 2등급 이상 국내산만 납품하도록 했는데, 원산지 조작으로 헛수고가 돼 버렸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외국산을 국내산 돼지고기로 속여 납품한 유통업체의 냉동창고입니다.

["멕시코산 돼지갈비 어디 있어요?"]

한편에서 외국산 돼지고기가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돼지열병 항체로 원산지를 구분하는 키트에서도 외국산임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원산지를 속인 돼지고기는 군납업체 2곳에 유통됐고, 군납업체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양념 돼지갈비 등으로 가공해 부대에 납품했습니다.

[군납업체 관계자 : "(군납용인가요 다?) 저희는 100% 다 군납용…."]

원산지가 둔갑된 돼지고기는 436톤, 우리 군 50만 명이 네 끼 넘게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유통업체는 국내산 이력번호와 도축증명서를 허위로 제시하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외관상 구분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이 돼지갈비를 주먹 하나 크기로 잘라서 유통했는데 이러다 보니 눈으로 봐서는 원산지 구분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거둔 부당이득이 14억 원, 2년 동안 이어진 범죄는 군사경찰이 원산지를 확인해 수사를 의뢰하며 덜미가 잡혔습니다.

군은 장병 건강을 위해 국내산 2등급 이상 돼지고기를 납품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원산지 조작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황영선/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원산지관리팀장 : "육군은 대부분의 부대에 들어갔고 일부는 해군과 공군으로도 들어갔습니다. (군부대는) 단속 공무원이 다닐 수 없는 한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유통업자 박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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