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점’도 못 버텼다…대학가 ‘젊음의 거리’는 옛말

입력 2024.02.14 (21:50)

수정 2024.02.14 (22:04)

[앵커]

서울 신촌 일대는 대학들이 많이 모여 있어 학생들의 문화 중심지로 꼽혔죠.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상권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상징성 있는 매장들마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데요.

이유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촌 지하철역 앞, 21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당초 이 자리엔 국내 유명 카페 1호점이 있었지만 지난해 말 폐업했습니다.

18년 동안 자리를 지킨 이 햄버거 매장 역시 매출 부진에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서혜린/대학생 : "맥도날드도 그렇고, 롯데리아도 그렇고 없어질 줄 몰랐는데 없어지니까 이제 실감이 나는 것 같고…."]

한때 신촌에는 유행을 선점하려는 브랜드들이 앞다퉈 '1호 매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홍대 등 신흥 상권이 커지는 동안 경쟁력 있는 즐길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줄줄이 신촌을 떠났습니다.

[곽형진·정윤진/관광객 : "홍대나 이태원 가면은 이제 거리만 가도 약간 젊음의 거리 느낌이 나는데 신촌은 이제 그런 느낌이 없는 것 같아요."]

신촌 옆, 25년 전 스타벅스 1호 매장이 들어섰던 이화여대 앞은 어떨까.

이대 상가 거리의 한 골목입니다.

약 50m 구간에 들어선 1층 상가 12곳 중 1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실제 신촌과 이대 주변 상가의 공실률은 18.3%로, 서울 전체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코로나19 때보다도 별로. (매출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요?) 3분의 2 정도…."]

대학가만의 특색도 없는 탓에 대학생들마저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안도은/대학생 : "'팝업 스토어' 같은 것도 많이 열리고 하니까 성수나 이런 쪽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중국인 관광객도 끊기고, 코로나19를 거치며 대학생들의 학과나 동아리 활동이 줄어든 것도 침체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학령인구가 줄면서 대학가 상권 부진이 길어질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신촌 상인들은 신촌을 대중교통전용지역에서 해제해 유동인구를 늘리자고 주장합니다.

서울시는 오는 6월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현민 조원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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