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민부터 수교까지 103년…쿠바 코레아노의 꿈

입력 2024.02.25 (21:34)

수정 2024.02.25 (21:59)

[앵커]

얼마 전 우리나라와 공식 외교 관계를 맺었죠.

쿠바엔 천여 명의 한인 후손들이 살고 있습니다.

103년 전 첫 이민 때부터 여섯 세대를 거치면서도 고국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습니다.

늘 고국을 생각했습니다.

송락규 특파원이 한인 후손들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103년 전인 1921년 멕시코에서 쿠바로 건너간 288명의 한인들, 멕시코 애네켄 농장의 노예 같은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쿠바에 정착했습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쿠바에서 태어난 한인 3세대 마르타 임 할머니, 생전의 아버지는 늘 고국을 생각했습니다.

[마르타 임/쿠바 거주 한인 3세대 : "우리 아버지는 항상 우리에게 한국적인 삶의 방식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우리에게 늘 한국어로 말씀하셨고 애국가나 아리랑도 가르쳐 주셨죠."]

가족들 쌀까지 아껴 되팔아 독립운동 자금을 보탰던 아버지는 애국지사 임천택 선생입니다.

쿠바 한인 이주 역사를 기록한 책까지 집필했을 정도로 고국을 그리워하던 아버지는 살아생전 조국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독립운동가 김세원 선생 증손자인 파벨 김 씨, 증조 할아버지의 공적을 정식으로 인정받았지만, 후손들에게 지급되는 보훈급여는 아직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벨 김/쿠바 거주 한인 4세대 : "(한국) 보훈부는 결론적으로 돈을 보낼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수교 관계가 아니니까 (한국에서 쿠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이번 수교로 우리 정부는 쿠바 내 독립운동가 발굴과 후손 지원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한인 후손들은 한국 대사관이 하루 빨리 개설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쿠바 주재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는 아바나의 미라마르 지역입니다.

한국 대사관도 이 지역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교민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6세대까지 천여 명으로 늘어난 한인 후손들은 양국 간 수교로 한국과의 교류가 한층 늘어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쿠바 아바나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영상편집:김철/자료조사:오지민/영상출처:영화 '애니깽'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