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금속을 더 강하고 아름답게…‘표면처리기능장’ 나상조

입력 2024.03.05 (19:51)

수정 2024.03.05 (19:56)

부식 없이 오래,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자동차 부품은 사람의 손끝에서 완성됩니다.

["구조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구조물 위에 표면처리를 함으로써 마찰이나 소음이 적어지는 기능을 부여하니까 이게 바로 예술입니다. 부품이 가진 특성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더 강하고 아름다운 금속을 위해 나상조 씨는 48년 동안 강철보다 단단한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국가기간산업을 떠받쳐온 뿌리 산업 중 표면처리 대표주자, 동진금속은 자동차와 중장비, 방산 부품을 가공하는 종합 표면처리 전문기업입니다.

K방산품의 품질을 완성할 부품들이 즐비한데요.

방산품은 녹에 강한 내식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나상조/동진금속 대표·표면처리기능장 : "이 제품은 알루미늄 절단하고 용접한 이 상태로 제품을 두면 공기 중에서 한 달 정도 지나면 부식이 됩니다. 그런데 크로메이트 처리(크롬산과 황산 혼합액으로 얇은 막을 만드는 조작)를 해놓고 도장까지 해놓으면 10년, 20년 가도 부식이 안 됩니다."]

K55 탱크 부품 같은 방산품 표면처리는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위장기술이기도 합니다.

금형과 주조, 단조, 열처리 등을 거친 금속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마지막 ‘공정기술'.

표면처리를 거치면서 기계적 성능이 향상되기도 하죠.

["외관도 아름답게 보이고 사람으로 치면 사람이 아플 때는 약도 바르고 또 예쁘게 보일 때는 화장도 해야 하듯이…. 이 제품은 레벨 기어류 쪽으로 표면처리를 함으로써 소착이라든지 마모 없이 기계 구동이 잘되게 돼 있습니다."]

1976년부터 현장에서 연마한 기술로 1994년 경영에 뛰어든 그는 우리나라 첫 표면처리기능장이자 최고 기량을 인정받은 '기능한국인'입니다.

[이훈/품질부장 : "특히 표면처리 분야에서는 관련된 부분에 대한 기술적인 요소가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현상에 대한 문제점이라든가 내용에 대한 파악을 나름 오랜 경험으로 저희한테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고 계시고…."]

표면처리기술 선도기업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기업 현장교수로 기술 보급에도 열심인데요.

보편화되지 않은 기술, 완성도 높은 기술을 만드는 보람이 큽니다.

[윤진두/기업부설연구소 수석연구원 : "산업 분야에서는 긴급하게 필요한데 사실과 다르게 반응이 안 일어나서 표면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재질까지도 다 파악하고 소재가 가졌던 열처리까지도 다 파악해서 시범을 보여주시고…."]

자동차 엔진의 기름 조절 부품과 냉장고 컴프레서 표면처리가 한창인 또 다른 공장.

고무장갑과 장화, 앞치마를 입고 기술을 배우던 시절에 비하면 많은 공정이 자동화됐지만 여전히 사람만큼 귀한 자산은 없습니다.

기술인을 꿈꾸는 젊은 직원이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이유죠.

[나상조/표면처리기능장·기능한국인 : "이 친구가 우리 회사의 막내입니다. 희망이고 보람입니다. 이런 친구들이 많아야 저희 표면처리 업계도 성장도 할 수 있고 국가에서 젊은 청년들이 제조업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많이 발굴해 주시기를 정말 간절히 부탁드리겠습니다."]

퇴임 후 현장으로 돌아온 노장마저 떠나면 제조 공백을 걱정해야 할 상황.

["우리 작업자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줄 수 있는 기술개발을 꾸준히 해나갈 꿈을 꾸고 있는데 그 꿈이 빨리 현실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해 봅니다."]

48년 동안 기술현장 최전선을 지킨 나상조 대표는 다시 10년 뒤를 내다보며 뿌리 산업의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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