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합시다] ASML과 베토벤의 낯선 만남…네덜란드가 떨고 있다

입력 2024.03.11 (18:31)

수정 2024.03.11 (18:36)

음악의 성인 '악성' 베토벤.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 ASML.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 최근 부쩍 함께 언급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의 일명 '베토벤 작전' 때문이라는데, 무슨 사정인지 알아봤습니다.

"베토벤도 ASML도 아름다운 것을 만들었다."

베토벤의 작곡이 독보적이듯, ASML도 압도적 장비를 만든다는 겁니다.

초미세 반도체 밑그림을 그리는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합니다.

납품받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470조 원 정도인데, 납품하는 ASML이 530조 원대입니다.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엔 최고 효자 기업인데, 최근 ASML이 본사를 프랑스 등으로 옮길 뜻을 내비친 겁니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자유당이 주도한 반이민법이 도화선이 됐습니다.

ASML은 직원 2만 3천여 명 중 40%가 외국인입니다.

독보적 기술을 지키기 위해 다국적 인재를 끌어모으는 전략.

반이민법으로 해외 구인이 막힐 바엔 본사를 옮기는 게 낫다고 본 겁니다.

네덜란드 정부에겐 '청천벽력', 범정부 TF를 꾸렸습니다.

총리가 ASML CEO를 직접 설득하고, ASML 지원 정책을 총동원 중입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WNL'/지난 6일 :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ASML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필립스가 에인트호벤을 살린 것처럼 지금은 ASML이 네덜란드 전체를 위한 존재라고 말씀드립니다."]

정책이 한번 삐끗하면 반도체 전쟁에선 치명타일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독일인이지만 뿌리는 네덜란드였습니다.

베토벤은 잃었지만 ASML은 지킬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경제합시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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