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 회의 참석차 국내에 체류 중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계속되는 거취 압박 끝에 물러났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공수처 수사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무리한 인사로 외교 결례를 빚었단 비판도 일부 제기됩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는 어제 오전 변호인을 통해 예고 없이 사의를 밝혔습니다.
이후 외교부 장관이 제청한 면직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최종 재가하며, 이 전 대사는 임명 25일 만에 물러나게 됐습니다.
이 전 대사는 그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사의 표명 전날까지 국내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종섭/전 주호주대사/이달 21일 : "전부 다 호주 대사로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입니다. 그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습니다."]
출국금지 상태에서 임명됐던 이 전 대사는 출금 해제 이틀만인 이달 10일 호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호주 등 '방산협력 주요 6개국' 주재 대사들만을 위한 회의를 이례적으로 소집하며, 부임 11일 만에 귀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사 조기 귀국으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 회의가 급조됐다는 비판도 일었습니다.
'외교 결례' 논란도 제기됩니다.
미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논란의 인물을 대사로 보냈다가 국내 정치적 이유로 귀국시키는 것은 한국-호주 간 신뢰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외교부는 사임 발표 후 호주 측에 상황을 설명했으며, 주한 호주대사관은 "차기 한국 대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종섭 전 대사는 향후 혐의 소명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미 공수처에 3차례 소환을 촉구한 데 이어, 어제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수처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총선 전 소환조사는 어려운 거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은 '민심에 떠밀린 사의'라고 비판하며 해병대원·이종섭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정부 여당에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