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동포들이 모여 살아 한국 음식 등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옌볜조선족자치주가 최근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국 동포들 사이에서는 우리말과 글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옌볜에서 김효신 특파원이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동북부의 인구 56만 소도시 옌지입니다.
최근 중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한 유명인이 한국에 가지 않고도 한류를 접할 수 있다며 SNS에 체험기를 올린 뒤 젊은 층이 몰리기 시작한 겁니다.
[퉁나/ 관광객 : "옌볜은 상대적으로 조선족 지역 중에 큰 곳이고, 전국에서 친구들이 와서 체험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곳에서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어 간판이 즐비해서, 사진 촬영 명소로 이름난 곳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어 위주 간판으로 점차 교체되고 있습니다.
중국어 중심으로 표기하도록 자치단체 조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당국이 한국어 수업을 없애고 거의 모든 과목을 중국어로만 수업하게 했습니다.
[중국 동포 학부모/음성변조 : "조선족 학교마저도 선생님들이 다 아예 조선 어문 없애고 중국어로만 강의하고 모든 소통도 다 중국어로만 하니까…."]
중국 헌법에는 소수민족의 고유 언어와 문자 사용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른바 '애국주의교육법'을 내세우며 통합을 가속화 하는 분위깁니다.
[중국 동포 학부모/음성변조 : "후세대들이 이제 이러다 보면 점점 언어를 잃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이제 좀 아쉽고 많이 마음이 아픈 거죠."]
일제 강점기 만주로 이주한 중국 동포들.
한-중간 가교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은 사라져가고 이젠 존폐마저 걱정 하여야 할 상황입니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오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