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정 음식을 먹으면 발진이나 두통 등에 시달리는 '식품 알레르기'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식품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으로 '달걀'이 꼽히고 있는데요.
최근 구운 달걀 등 장시간 고열에 조리한 음식은 알레르기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초등학생입니다.
달걀을 먹으면 두드러기 등 증상이 나타나 학교 급식에서도 달걀 반찬은 건너뛰곤 합니다.
특히 달걀을 풀어 빠르게 익힌 '스크램블 에그'를 먹으면 더 빠르게 반응이 일어납니다.
[오창현/초등학생 : "(스크램블 에그) 먹고 혀가 이상해서, 그래서 갑자기 바닥에 머리를 대고 있었는데…"]
18살 이하 식품 알레르기 원인 중 1위로 달걀이 꼽힐 만큼, 소아청소년 사이 달걀 알레르기는 흔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리법을 바꿔 오래 구워 먹으면 반응이 달라집니다.
[장다영/오창현 학생 어머니 :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구운 계란을 고화력으로 두 번 이렇게 밥솥에 돌리던 거를 하루에 2, 3개 정도까지도 먹고요."]
아주대병원 연구팀 분석결과, 날달걀과 스크램블 에그, 삶은 달걀에선 알레르기 반응 수치가 높게 나타난 반면 12시간 이상 오래 구운 달걀에서는 4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게 측정됐습니다.
장시간 가열하면 달걀의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이 분해되기 때문입니다.
[이수영/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스크램블은 정말 우리 연구 결과도 그렇지만 거의 날계란하고 거의 같은 알레르기 항원성을 유지를 해요. 고열이면 고열일수록 그리고 장시간이면 장시간일수록 아예 (알레르기) 반응이 안 일어나거든요."]
알레르기 내성을 키우고 단백질 공급하기 위해 '오래 구운 달걀'을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다만, 구운 달걀이라도 충분히 가열하지 않으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먹는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촬영기자:김철호/영상편집:이유리/그래픽:임홍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