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해와 달리 공해는 어느 나라의 주권도 미치지 않는 곳입니다.
'모두의 바다'인 반면, 아무도 관리는 안 하다 보니 해양 오염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선 공해의 환경 보전에 힘을 모으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혹등고래가 거대한 몸집을 드러내고, 둥근머리돌고래들은 무리 지어 바다를 누빕니다.
북대서양에 있는 공해, 사르가소해입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 해조류들이 풍부해, 온갖 해양생물이 모이는 곳입니다.
하지만, 해양생물의 먹이나 보금자리가 되는 해조류를 건져보니 육지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브라이오니 벤/그린피스 해양 활동가 : "(사르가소해의) 해양 표면에서는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영향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생물의 생존을 위협하지만, 쓰레기를 치우거나 감시하는 활동은 드뭅니다.
공해는 관할 하는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획 역시 무분별하게 이뤄집니다.
[김연하/그린피스 해양 활동가 : "국제적인 법적 규제가 부재하기 때문에 남획, 석유 시추, 갖가지 폐기물 오염 등으로 인해서 해양 훼손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엔은 지난해 3월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제 해양 조약 제정에 합의했습니다.
조약이 실제로 발효되려면 최소 60개 회원국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절반에 못 미칩니다.
[신재영/해수부 해양생태과장 : "한국 정부도 공해상 보호구역 지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준비 중에 있고요. '아워 오션 컨퍼런스(국제 해양 회의)'를 주최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공해상 보호구역이 논의될 것이고…."]
전 세계 바다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공해를 서둘러 보호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미래도 어두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영상편집:차정남/영상제공:그린피스/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