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상하는 ‘전술핵 재배치·핵 공유’…효용성은?

입력 2024.05.30 (21:19)

수정 2024.05.30 (22:28)

[앵커]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동맹국인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거나 핵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트럼프의 측근은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 정가에서 나오는 북핵 대응 방안을 김용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 공군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52H.

핵무장이 가능한 대표적인 미국의 전략자산입니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적은 많지만 국내에 착륙해 일정 기간 머문 건 지난해 10월이 처음이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미 전략자산이 전술핵과 같이 '상시 배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북한은 "B-52H를 소멸해야 한다"며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핵 자산이 북한 체제에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방증입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어제(29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의 핵무기 관련 제안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있습니다.

위커 의원은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나토 방식의 핵 공유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전술핵은 파괴력이 전략핵보다 작지만 특정 지역과 특정 목표만 공격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다양한 전술핵무기는 1950년대부터 주한미군 소속으로 한반도에 배치됐다가 한반도 비핵화와 주변국 관계를 고려해 1991년에 철수됐습니다.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된다면 현재는 미군의 공중 전력에 탑재해 투발하는 식으로만 운용될 수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식 핵무기 공유는 핵무기가 꼭 우리 땅에 있지 않아도 됩니다.

동아시아 안보 상황을 고려해 평시에는 특정 국가에서 미군 관리 아래 핵무기를 보관하다가 유사시 핵무기를 우리 전투기에 장착해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한기호/제21대 국회 국방위원장 : "(핵무기를) 직접 가지고 있음으로써 여기에 따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배치보다는 핵 공유 체제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고 확정적으로 보이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는 핵 전략 자체를 바꿔야 할 때가 온 겁니다. 명확하게."]

이런 가운데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주한미군 주둔 성격 변화와 함께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핵심 측근의 발언도 나오지만, 주변국의 반발도 예상돼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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