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달비에 가려진 이중 물가

입력 2024.06.03 (21:51)

수정 2024.06.03 (22:16)

[앵커]

최근 경쟁에 내몰린 배달앱들이 잇따라 무료 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있죠.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비가 줄어 좋은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배달비 부담을 떠안게 된 식당들이 배달 주문 가격을 올려 받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파이스 매장에서 가격표를 살펴 봤습니다.

치킨 4조각이 만 2,200원.

배달 앱에서 같은 상품을 보면 700원 더 비쌉니다.

치킨 샌드위치 가격도 매장은 5천900원 배달앱은 6천500원입니다.

매장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른바 '이중 가격'입니다.

파파이스는 지난 4월부터 배달 주문은 음식값을 5% 더 받겠다고 발표했고 맥도날드, KFC 등도 이중 가격을 공식화했습니다.

[박예송/경기도 성남시 : "당연히 같은 가격일 줄 알고 시켰는데 제가 더 비싸게 먹은 거잖아요. 다음부터는 이 돈 주고 먹어야 되나 굳이."]

소비자들이 반기지 않는 정책을 내세운 이유로 외식업계는 배달비 부담을 들었습니다.

원래 배달 앱 주문에서 업주 몫의 배달비를 식당이 조정할 수 있었는데, 점차 이런 재량권이 사라졌습니다.

특히, 배달앱에서 '무료 배달' 가게가 되려면 배달의 민족은 판매가의 6.8% 수수료에 더해 건당 배달비를 2천500원 이상 내야 하고, 쿠팡이츠 역시 9.8% 수수료에 배달비 2천900원을, 요기요는 수수료 12.5%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 김밥집도 최근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500원씩 올렸습니다.

[김밥집 운영/음성변조 : "배달 부분이 너무 부담이 돼요. 오히려 이제 배달앱을 안 쓰려고 하는 분들이 더 많아요."]

무료 배달이 업주 부담을 키우고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구조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서울시내 식당 열 곳 중 여섯 곳 가까이는 이중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고, 배달앱이 수수료 등을 인상할 경우 절반 정도는 음식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였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촬영기자:신동곤/영상편집:김철/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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