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증세 반대’ 시위 확산…경찰 발포에 사망자까지

입력 2024.06.22 (06:50)

수정 2024.06.22 (08:02)

[앵커]

아프리카 케냐에서 정부의 세금 인상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정 시민단체나 정당이 아닌 청년들이 주축이 돼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사망자까지 나왔습니다.

파리 송락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거리 곳곳에서 터지는 최루탄들을 피해 시위대가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곧이어 무장 경찰들이 투입되고 기마대까지 등장해 시위대를 향해 돌진합니다.

여전히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자 급기야 물대포까지 동원됩니다.

현지시각 18일부터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세금 인상 반대 집회가 이어지자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선 겁니다.

진압 과정에서 경찰 발포로 청년 1명이 숨졌고, 200명 넘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리안 무냐오/사망자 어머니 : "누군가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데 왜 실탄을 사용하나요?"]

이번 시위는 케냐 정부가 국가 부채를 줄이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며 빵에 16% 부가가치세를 도입하고 차량세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청년들을 중심으로 '의회를 점령하라'는 이름의 시위가 나이로비 의회 근처에서 시작됐고, 격화된 시위에 정부도 논란이 된 세금 인상안을 철회하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예산 삭감으로 재정이 부족하다는 재무부 경고에 정부는 다른 세금을 올리기로 했고 이로 인해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습니다.

[물람바/집회 참가자 : "우리의 허락 없이 또 다른 재정 법안을 통과시키는 걸 가만히 집에 앉아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케냐 정부는 지난해에도 소득세와 건강보험료를 올리고 석유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2배로 올려 전국적인 반대 시위가 이어졌고 진압 과정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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