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 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문 닫는 장성광업소

입력 2024.06.28 (21:52)

수정 2024.06.28 (21:55)

[앵커]

탄광 도시였던 강원도 태백의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한 때 막대한 양의 석탄을 생산했지만, 석탄 산업의 쇠퇴로 폐광한 건데요.

탄광을 지켜온 광부들의 눈물의 종업식 현장을 김보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강산에 광부가 되어~"]

땅속 수백 미터의 어두컴컴한 막장.

더 이상 갈 곳 없는 갱도 끝에서 광부의 얼굴은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쉴새 없이 쏟아지는 비지땀.

산업화 시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검은 다이아몬드'는 이렇게 피와 땀으로 캐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문을 연 장성광업소.

87년간 9천4백만 톤을 생산했습니다.

순직한 광부도 1950년부터 5백 70여 명에 이릅니다.

목숨을 걸고 산업화를 이끌어, '석탄 전사'로 불린 이윱니다.

[홍성현/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직원 : "항상 자랑스럽죠. 70년대부터 국가 에너지 사업이라고 해서 거기에 종사를 했었고 거기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사양길에 접어든 석탄산업.

이제는 국내 최대 탄광인 장성광업소마저 문을 닫게 됐습니다.

["안전!"]

끝까지 탄광을 지킨 광부는 4백여 명.

손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동료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김영문/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직원 : "복잡한 심정, 먹먹한 마음뿐입니다. 장성광업소 선배, 동료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된 일터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장성광업소.

청춘을 바쳤던 탄광에 광부들은, 광부의 노래를 부르며 이별을 고했습니다.

[김영준/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직원 : "제 마음속에 제 기억 속에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와 또 제 식구들도 다 못 잊을 거예요."]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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