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전력이 2년간 요금을 잘못 부과해왔다며 세종의 한 중학교에 갑자기 수천만 원의 전기료를 요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전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소급된 요금을 내느라 학생들의 교육 활동이 위축되는 건 아닌지 우려도 나옵니다.
박병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개교한 세종시의 한 중학교입니다.
개교 넉 달 뒤부터 252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가동했습니다.
이후 부과된 요금은 기본료인 월 80~90만 원 선.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에도 요금이 늘지 않자 학교 측이 최소 3차례 한국전력에 확인을 요청할 정도로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학교 관계자 : "태양광 발전량이 저희가 쓰는 전기사용량보다 많다고 하셔서 오히려 잉여량이 남는다고, 고지되는 기본요금이 정상고지라고…."]
하지만 문제가 없다던 한전 측은 지난 5월 돌연 요금이 이상하다며 재확인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는 태양광 발전량을 측정하는 계측기와 실제 전기 사용량 계측기가 뒤바뀌어 연결됐었다며 바로잡았습니다.
요금이 제대로 부과되자 월 전기료는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 한전은 지난 2년간 덜 낸 3,100여 만원 납부도 요구했습니다.
이러게 늘어난 부담은 최소 4천여 만원.
학교 1년 치 운영 예산의 10%에 달합니다.
하지만 예산은 이미 목적별로 빠듯하게 세워진 상황.
학무모들은 학생들의 교육 활동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방과 후 수업 아니면 아이들 체험학습 나가는 부분, 교구 물품 구입하는 것부터 줄어들겠죠."]
한전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사용한 전기요금은 내야 한다는 입장.
[한국전력 관계자/음성변조 : "약관에도 요금을 잘못 계산을 하더라도 어쨌든 요금을 청구하게 돼 있고."]
다만 학교 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할납부 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고 세종교육청은 학교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추경 편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병준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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