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음주 뒤 도주·허위 결제…“한 해 10만 건”

입력 2024.08.08 (06:41)

수정 2024.08.08 (07:54)

[앵커]

음식이나 술을 먹은 뒤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나는, 이른바 '무전취식' 범죄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극심한 불경기와 고물가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무전취식 범죄가 한해 10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자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한 식당에서 손님 두 명이 대화를 나눕니다.

여성이 밖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자 남성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자 여성이 먼저 밖으로 나가고, 혼자 식사하던 남성이 통화한 뒤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휴지를 챙겨 나갑니다.

세 시간 동안 7만 원이 넘는 음식을 먹고선 그대로 달아난 겁니다.

[김만겸/음식점 사장 : "화장실 가서 돌아오시겠지 했는데 30~40분이 지나도 안 오시는 거예요. 처음엔 열이 많이 받았어요. 노력해서 장사하고 있는데…. 저한테는 큰 돈이거든요."]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선, 식당 3곳에서 6만 원어치의 식사를 하고 달아난 40대가 구속됐습니다.

전국의 식당에서 26차례나 같은 범행을 저질러 징역형을 산 뒤 누범 기간에 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겁니다.

이런 '무전취식' 관련 신고는 해마다 10만 건이 넘습니다.

수법도 가지각색입니다.

일행이 하나 둘씩 빠져나가거나, 계좌 이체했다며, 은행 앱을 보여준 뒤 곧장 이체를 취소하는 수법 등입니다.

하지만 상습적이지 않거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경범죄로 1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등에 처해집니다.

[박미랑/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 "경미한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이 되면 개별적으로 도덕적 의식이 낮거나 준법 의식이 낮은 사람들이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솜방망이 처벌에 무전취식 범죄가 증가하면서, 가뜩이나 불경기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이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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